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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K정수기 숨은 강자 오비오, 커피머신·제빙기 등 '물 사업' 확장 나서

정수기·냉온수기 전문 제조 기업 오비오(OVIO)가 기존 정수기, 냉온수기뿐 아니라 커피 머신, 제빙기, 탄산수기 등으로 영역을 확장한다고 20일 밝혔다.물 산업은 일반적으로 가정과 공업에 필요한 식수와 산업용수를 생산해 공급하거나 오폐수를 이송 및 정화하는 사업으로 정의된다. 물부족 심화, 인구 증가와 가파른 도시화, 경제 성장에 따른 물 수요 증가, 다양한 기술 개발과 융복합을 통한 시장 확장 등으로 물 산업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2030년 글로벌 물산업 시장 규모는 1조2032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1998년 설립된 오비오는 정수기·냉온수기 전문 제조 기업으로,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제품을 생산 및 유통, 판매하고 있다. 오비오는 20년 이상의 업계 경험을 토대로 한 고유한 기술과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특히 오비오는 풍부한 연구개발(R&D) 및 스마트팩토리 인프라를 기반으로 최고의 제품개발 능력과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4개의 첨단 생산 라인을 완비해 일일 최대 2500대, 연간 60만대의 생산능력을 자랑한다. 또한 지구 온난화 문제를 고려하여 친환경 냉매(R-600A 냉매) 시스템을 구축했다. 뿐만 아니라 셀 라인을 구축해 다품종 소량생산에도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오비오는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최적의 제품을 제안하고 있다. 자사 특허등 지적재산(IP)이용과 연구 개발을 통해 현재 3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40종 이상의 제품을 개발했다. 또한 전체 직원 중 R&D 연구 인력 비중은 25%에 달하며, 신규 개발 인력 훈련 및 양성 등 연구 인력 인프라 강화와 지속적인 선행 연구 개발 등을 위해 연간 2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현재 오비오는 일본, 미국, 싱가포르, 베트남, 칠레 등 전 세계 50개국 100여개 고객사를 유치하며 세계 정수기∙냉온수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25년간 ODM·OEM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연간 2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독보적인 입지를 확립했다. 이외에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카메룬, 바레인 등 수출 불모지로 불리는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에도 진출하여 국내 강소기업으로서의 저력을 증명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 중 해외 시장 매출이 무려 78%이상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3000만불 수출의탑을 수상했고 2024년에는 5000만불 수출의탑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오비오는 기존 정수기 시장에서 더 나아가 뛰어난 기술력을 기반으로 ’물’ 분야로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오비오 관계자는 "주력 제품이었던 정수기, 냉온수기뿐 아니라 커피 머신, 제빙기, 탄산수기 등 영역을 확장해 전 세계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환경가전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전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11.20 15:31
산업

'돈 써준 국민 덕분 '1분기 경제성장률, 민간소비 덕에 역성장 피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이후 민간 소비가 늘면서 1분기(1∼3월) 한국 경제가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을 피해 0.3% 성장했다.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이 0.3%로 집계됐다고 2일 발표했다. 앞서 4월 25일 발표된 속보치와 같다.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0%)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이후 3분기(2.3%)·4분기(1.2%), 2021년 1분기(1.7%)·2분기(0.8%)·3분기(0.2%)·4분기(1.3%), 지난해 1분기(0.6%)·2분기(0.7%)·3분기(0.3%)까지 9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하지만 수출 급감과 함께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0.4%)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 소비에 의지해 힘겹게 반등했다. 1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오락·문화,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6% 증가했다. 건설투자도 건물 건설 확대로 1.3% 늘었고, 정부 소비는 사회보장 현물수혜 위주로 0.2% 성장했다.반면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장비 등 기계류 중심으로 5.0%나 감소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의 감소에도 운송장비 등의 호조로 4.5% 증가했다. 수입 증가율(4.2%)은 수출보다 낮았다. 속보치와 비교하면 건설투자가 1.1%p 높아졌고, 민간소비·정부소비도 0.1%p씩 상향조정됐다.하지만 설비투자의 경우 -4.0%에서 -5.0%로 1.0%p나 더 떨어졌다. 1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의 기여도는 0.3%p로 분석됐다. 그만큼 민간소비가 1분기 성장률을 높였다는 뜻이다. 반대로 순수출은 성장률을 0.2%p 끌어내렸다. 최근 무역수지 적자 상황이 결국 경제 성장에도 타격을 준 셈이다.업종별로는 운송장비·1차금속제품 등이 늘면서 제조업이 1.3% 증가했고, 건설업도 3.0% 늘었다.하지만 서비스업의 경우 의료·보건·사회복지(2.9%) 등의 성장에도 운수업(-3.9%) 등이 줄어 성장 없이 작년 4분기 수준에 머물렀다.1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직전 분기보다 2.7% 늘었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9조8000억원에서 19조3000억원으로 크게 늘어 명목 GDP 성장률(1.0%)을 웃돌았다.실질 GNI도 1.9% 증가했다. 역시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8조1000억원에서 14조900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실질 GDP 성장률(0.3%)보다 높았다.총저축률(33.4%)은 0.7%p 올랐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2.6%)이 최종소비지출 증가율(1.5%)보다 높았기 때문이다.아울러 이날 발표된 '2022년 국민계정(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GDP는 2.6% 성장했다.명목 GDP(2162조원)도 3.9% 늘었고, 1인당 국민총소득(GNI)는 3만2886달러(한화 4249만원)로 집계됐다. 지난 3월 7일 처음 한은이 공개한 3만2661달러보다 225달러 늘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6.02 09:08
산업

수출 7개월 연속 감소…14개월째 무역적자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경기 부진 장기화 여파 속에서 한국의 수출이 7개월 연속 역성장했다. 무역적자도 14개월째 계속됐다.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4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4월 수출액은 496억2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4.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월간 수출은 작년 10월부터 7개월 연속 작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출 감소다. 반도체 수요·가격의 동반 하락 속에서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 부진이 전체 수출 부진을 낳는 큰 흐름이 이달에도 계속 이어졌다.작년 4월 수출(578억달러)이 역대 4월 최대치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도 있었다. 4월 반도체 수출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41% 감소했다. 작년 동기 대비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작년 8월 이후 9개월 내리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4월 수입액은 522억3000만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13.3% 감소했다. 이로써 4월 무역수지는 26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우리나라의 월간 무역수지는 작년 3월 이후 14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17개월 연속으로 무역적자가 난 이후로 가장 긴 연속 무역적자다.다만 무역적자는 지난 1월 125억100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월 52억7000만달러, 3월 46억2000만달러, 4월 27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점차 감소하며 개선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5.01 09:24
산업

한국 1분기 -28.2%, '영토 갈등' 대만보다 중국 수출 감소 커 충격

미중 갈등 속에서 올해 1분기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연합뉴스가 중국 해관총서(한국 관세청 격) 무역 통계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한국의 대중 수출(중국의 대한국 수입)은 382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2% 감소했다.중국의 올해 1분기 전체 수입이 작년 1분기에 비해 7.1% 줄어든 가운데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 폭은 중국 해관이 '주요 국가·지역'으로 분류하는 23곳 가운데 가장 컸다. 한국을 제외하면 반도체 수출 비중이 큰 대만의 대중 수출 감소율이 28.0%로 한국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같은 기간 일본의 대중 수출 감소율은 19.5%였고, 반도체 등 각종 수출통제에도 미국은 1.7%로 감소 폭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작년 1분기 대만에 이어 대중 수출 규모 2위였던 한국은 올해 1분기 대만은 물론 미국, 일본, 호주에도 밀려 5위를 기록했다.국가별 1분기 대중 수출은 미국(463억5000만 달러), 대만(444억3000만 달러), 호주(391억2000만 달러), 일본(386억 달러), 한국(382억 달러) 등의 순이었다.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분기 8.1%에서 올해 1분기 6.2%로 내려갔다.한국의 대중 수출이 이처럼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반도체 수출 부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협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한국의 전체 반도체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40% 감소했다. 반도체 수요와 가격의 동반 하락 여파가 컸다. 대중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작년 4분기 -31.7%에서 올해 1분기 들어 -44.5%로 더 나빠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리오프닝 이후 수입 의존도가 낮은 음식·숙박 등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반면 휴대폰,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는 감소하면서 관련 최종재 및 중간재 수입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4.30 09:04
경제일반

한국경제성장률 2년 6개월 만 마이너스...올해 성장률 1%대도 위태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지난해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 파고로 어려움을 겪은 끝에 4분기 성장률은 2년 반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수출 회복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당초 예상치를 밑돌아 1%대 성장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은 -0.4%로, 2020년 2분기(-3.0%) 이후 2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우리 경제의 양대 축인 민간소비와 수출이 모두 부진했던 점이 역성장의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지난해 1분기(-0.5%) 감소했던 민간소비는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해제된 지난 4월 이후 대면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 2분기 2.9%, 3분기 1.7% 증가했다. 그러나 4분기 들어 재화와 서비스 소비가 줄면서 0.4% 감소했다.인플레(물가 상승)로 가계 실질구매력 증가세가 약해지고, 하반기 이후 본격화된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으로 이른바 역 자산효과가 발생한 점이 소비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펜트업 수요(보복·지연 수요)가 많이 올라와 2∼3분기 민간소비가 회복됐는데 (4분기에) 조정을 받았다"면서 "부동산거래 위축으로 이사수요가 줄면서 가전 등 내구재 소비도 줄었다"고 설명했다.수출 부진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1분기 3.6% 증가했던 수출은 2분기 3.1% 감소했다. 3분기(1.1%) 소폭 증가했지만 4분기 들어 다시 5.8% 감소했다. 주력 품목의 부진이 뼈아팠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작년 반도체 수출액은 1천292억3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간 수출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월 수출액은 8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했다.철강도 하반기 들어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쪼그라들더니 결국 9월부터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여기에 디스플레이(-1.1%), 선박(-20.8%), 무선통신기기(-10.4%)도 연간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민간소비와 수출의 부진은 재정을 통한 정부 소비가 겨우 메웠다. 정부 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0.1%에서 4분기 3.2%로 껑충 뛰었다.4분기 마이너스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연간 기준 우리 경제 성장률은 한은 전망치인 2.6% 수준을 달성했다.문제는 올해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 경제가 1.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1%대 성장률 자체는 2%대로 여겨지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것이자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했던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0.8%)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그러나 불과 2개월도 안 되는 기간에 하방 리스크가 커지면서 이마저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중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을 (작년) 11월에는 1.7%로 봤는데 한 달 조금 넘었지만 그사이 여러 지표를 볼 때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이어 그는 "올해 상반기도 수출 부진,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한국경제가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1.26 11:19
산업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비중 확인...반도체 10% 감소 시 경제성장률도 뚝

한국의 반도체 수출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무게감을 증명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도체 수출 둔화가 예상보다 커질 경우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1% 초반까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대한상공회의소의 SGI 브리프 보고서('반도체 산업의 국내 경제 기여와 미래 발전전략')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0.64%, 20% 감소시에는 1.27%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7%로 예측하고 있다. 보고서는 반도체 수출 둔화가 예상보다 커질 경우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1% 초반까지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작년 3분기부터 시작된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기 침체는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적자마저 전망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9.9%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년 동기 대비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올해 상반기 -16.8%에서 저점을 기록하고 하반기에도 -2.2%로 침체가 이어질 전망이다.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과거 IT 버블 붕괴(2001년), 1·2차 치킨게임(2008·2011년) 등의 시기에 국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40% 이상 급락했다"며 "그동안 반도체 산업은 국내 경제의 연평균 경제성장률(2010∼2022년) 3.0% 중 0.6%를 높이는 데 기여했지만 올해는 오히려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작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6839억 달러 규모로, 이중 반도체 수출액은 1292억 달러다. 전체 산업에서 반도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0.9%에서 작년 18.9%로 증가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가 계측한 바를 보면 과거 반도체 산업의 경기 사이클 주기는 평균적으로 경기 상승은 약 3년(38.7개월), 하강은 약 1년(12.1개월)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최근 PC와 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IT 기기와 기업용 서버 수요 둔화, 공급 과잉 등으로 반도체 재고가 쌓이고 있다. 미국의 중국 견제와 자국 공급망 강화 조치 등으로 정치적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다.보고서는 특히 국내 반도체 산업의 침체에 따른 민간투자 축소를 우려했다. 국내 전산업 대비 반도체의 설비투자 비중은 2010년 14.1%에서 2022년 24.7%까지 급증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반도체 설비투자액이 2022년 54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줄어든 데 이어 올해도 5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빠르게 재편되고 각국이 반도체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는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의 투자 감소는 성장의 손실뿐만 아니라 치열해진 국가 간 기술경쟁에서 뒤처지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김 연구위원은 "기업의 투자 의지를 다시 살리려면 정책의 적시성이 중요하다"며 "정부의 투자세액공제 확대 조치가 국회에서 조속히 입법될 수 있도록 정치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정부안에 따르면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의 당기(연간)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대기업 기준 현재 8%에서 15%로 올라간다. 추가 투자 증가분에 대한 혜택까지 고려하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은 최대 25%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1.25 10:08
경제일반

[2022 하반기 경제포럼] 경제 전문가들 이구동성 "태풍에 대비하라"

“경제 위기 태풍이 불어닥친다. 위험에 대비하라.”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가 12일 주최한 ‘2022 하반기 경제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이들은 위기만 말한 게 아니다. 월급쟁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도 있다고 했다. 이날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포럼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부동산·주식·경제 전문가들이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했다. 올해 한국은 물론이고 글로벌 경제는 거대한 불확실성 앞에 놓여있다. 세계 각국은 지난 2년 동안 앞다퉈 낮은 금리로 경기 부양에 나섰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국내외 경제는 인플레이션으로 신음 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시사하면서 부실한 가계 붕괴 우려도 증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이후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제 상황에 맞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첫 세션에 나선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의 상승장은 끝났다고 단언했다. 한 교수는 “금리 상승과 공급 대책 지연, 임대인에 대한 지나친 혜택의 여파 등으로 주택 매매 급감 및 가격 하락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지난달 세입자 지원 및 임대인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내용의 6·21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는 지역과 무관하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80%까지 상향조정 됐다. 정부는 또 임대료를 5% 이내로 인상한 1가구 1주택 임대인에게 양도소득세 비과세와 2년 실거주 요건 면제를 안겼다. 한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정부의 6·21 부동산 대책에 따른 규제 완화 기대감에 따른 시장 반응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오는 8월 정부의 공급 대책에 따라 시장도 약간의 변화 여지가 있으나, 앞으로 7~8년간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직격탄을 맞고 흔들리고 있는 증권 시장에 대해 “위기가 기회일 수 있다”고 했다. 윤 센터장은 투자에 있어 '순환론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투자는 리스크와 리턴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위험을 안고 사는 것이 이익이 나는 것”이라며 “한국은 가계 부채, 중국은 기업 부채, 일본은 정부 부채가 터진다고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그때가 기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또 우리나라 경기가 침체하고 수출 증가율이 급감하며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전망치가 낮아진 점을 거론하면서 “지금이 가격이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기간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반도체·로봇 쪽에서 투자가 많이 일어나고 있고, 향후 수년간 원자력 업종에서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지막 세션을 장식한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 흐름을 진단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글로벌 경제가 거품 속에서 성장했다. 각국 정부가 다음 경기 상황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조적으로 경기 둔화로 연결될 것으로 본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원자잿값이 급등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불경기+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와 한국은행 통화정책 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김 교수는 경제 위기에 앞서 대처할 방향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지금은 주식이 과소평가 영역에 접어들었다. 오래 내다보고 안정적인 배당 투자를 노리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모든 자산에 낀 거품이 붕괴하는 과정이 이어질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자산을 싼 가격에 살 기회이기도 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경제포럼에 앞서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가 새롭게 둥지를 튼 이데일리M의 김상헌·곽혜은 공동 대표와 주요 기업인들이 인사를 나눴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7.12 17:05
산업

'소주 세계화' 겨냥 하이트진로, 3세 경영 승계도 시험대

소주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하이트진로그룹은 2024년 창립 100주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은 소주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하지만 3세 경영 승계와 신사업 개척 등 적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100주년 앞두고 3세 경영 시험대 5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그룹 오너가 3세들은 경영 시험대에 올라있다. 박문덕 회장의 장남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은 영업·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차남 박재홍 하이트진로 부사장은 일본 법인을 맡고 있다. 하이트진로그룹은 표면적으로 지주사 하이트홀딩스가 지배하고 있다. 박문덕 회장이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9.49%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계열사 서영이앤티가 27.66% 지분으로 2대 주주에 올라있다. 진로 INC.의 6% 이상 지분도 오너가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지배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영이앤티가 우회로 지배하는 ‘옥상옥’ 구조다. 서영이앤티는 오너가가 지분 100%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 가족회사다. 3세 박태영 사장이 58.44%로 최대주주다. 동생 박재홍 부사장이 21.62%, 박문덕 회장도 14.69% 지분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옥상옥’ 구조 때문에 박문덕 회장이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을 아들들에게 증여한다면 산술적으로 안정적인 3세 경영 승계가 가능한 상황이다. 서영이앤티는 2000년 맥주 냉각기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현재 서영이앤티의 자본금 25억 원 수준이다. 하지만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홀딩스로부터 2021년과 2020년 배당금으로 각 25억7000만 원, 22억5000만 원을 수령했다. 그리고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 오너가에게 5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서영이앤티는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2018년 서영이앤티가 하이트진로를 부당 지원했다는 혐의로 시정 명령과 함께 하이트진로에 79억5000만 원, 서영이앤티에 15억7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그러나 하이트진로는 불복해 시정 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이 심의 중이다. 이뿐 아니라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박태영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영이앤티를 맥주캔 제조·유통 과정에 끼워 넣어 ‘통행세’를 물리는 방식으로 43억 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기소된 박태영 사장은 2020년 5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대법원 판결이 1심과 똑같은 결과가 나오면 3세 경영 승계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있다. 경영 승계를 위한 ‘편법 증여’라는 도덕성에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경영인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도 당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박태영 사장과 함께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박문덕 회장도 지난 1월 공정위에 기업 현황 자료를 제출하면서 친족 회사 관련 사항 등을 누락한 혐의로 1억 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친족이 지분 100%를 보유한 5개사(연암·송정·대우화학·대우패키지·대우컴바인)를 누락한 혐의다. 글로벌 시장 개척, 소주 세계화 하이트진로는 소주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소주·맥주·기타 주류를 8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2016년 ‘소주 세계화’ 선포 이후에는 소주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1억200만 달러(약 1290억 원)로 전년 대비 36.3%나 증가했다. 수출액과 증가율 모두 역대 최대치다. 수출액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약 2배 성장한 수치다. 코로나19 상황임에도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시장 변화에 민첩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제품에 대한 분석과 저도주 및 과일리큐르 인기 등 트렌드 파악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대형마트 등 가정시장 내 참이슬과 에이슬시리즈(청포도에이슬·자몽에이슬·딸기에이슬·자두에이슬)를 입점하고 국가별 맞춤형 판촉물, 시음대 설치 등 소비자 행사에도 적극 나섰다. 또 온라인 소통이 활발한 MZ세대(1990년대~200년대 초반 출생)와의 소통을 위한 유튜브 글로벌 페이지도 추가 개설하며 힘을 쏟았다. 황정호 해외사업본부 총괄전무는 “올해는 아시아 전략국가들에서의 성장과 브랜드력을 보다 가속화하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있는 국가를 적극 발굴해 유럽·북미 지역으로까지 판매를 확대해가겠다”고 말했다. 소주의 통칭 브랜드 ‘진로(JINRO)’는 지난해까지 20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 브랜드로 선정됐다. 영국의 주류전문매체 ‘드링크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참이슬 등 하이트진로의 소주 제품의 2020년 판매량이 23억8250만 병을 기록하며 2019년보다 약 10% 성장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세계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모든 세계인이 ‘소주’에 대해 인지하고 브랜드 진로를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세계 넘버1 주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 현지인 시장 확대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왔다. 주요 수출국 대상으로 분석한 해외 현지인 구매 비율이 2016년 30.6%에서 2020년 68.8%로 2배 증가했다. 최근 4년간 현지인의 소주 구매 비율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국가는 1위 홍콩, 2위 인도네시아다. 4년간 60% 이상씩 증가했다. 상위 10위를 살펴보면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 6개국이 포함됐다. 미국이 8위로 22.9%, 중국은 9위로 22.3% 증가세를 보였다. 참이슬, 과일리큐르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축하고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 등 현지 유통망을 본격 개척해 현지 젊은 층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2024년까지 전략 국가 기준 현지인 구매 비율을 9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소주 외에는 마땅한 신사업이 없다는 점은 고민이다. 맥주 시장의 매출 한계도 극복해야 하는 과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식음료·먹거리 분야 외의 신사업이 없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스타트업과 플랫폼 사업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5.06 07:00
산업

롯데칠성, 1분기 영업익 597억원…전년比 84.9%↑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9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4.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일 공시했다. 매출은 626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2% 증가했다. 순이익은 372억원으로 127.3% 늘었다. 구체적으로 음료사업 매출은 3899억원으로 12.2%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328억원으로 47.2% 증가했다. 생수, 탄산음료, 에너지음료의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도 29.2% 증가했지만, 러시아 시장 매출은 2% 감소했다. 주류사업 매출은 1942억원으로 21.1%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216억원으로 133.5% 증가했다. 소주 매출이 19.9%, 와인 매출이 27.8% 각각 증가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5.03 11:22
생활/문화

[2022 K-게임] 전문가들 "대선 후보들 게임 공약, 진흥 없고 규제만"

"진흥은 없고 규제만 있다" "중소 개발사 지원책이 없다" "이용자위원회에서 감시? 게임은 방송이 아니다" "바다이야기 망령이 15년간 짓누르고 있다" 20일 서울 상암동 e스포츠 명예의전당에서 열린 '2022 K-게임 미래포럼'에서 나온 얘기들이다. 이날 중앙일보S는 K-게임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길을 모색하는 포럼을 개최했다. 이재신 중앙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이번 포럼에는 황성기 한양대 교수·박형준 성균관대 교수·강태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이 참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특히 이들은 최근 대선 후보들이 2030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게임 공약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진흥보다 규제에 쏠린 후보들의 공약은 미래 핵심 콘텐트산업인 게임의 성장 엔진을 꺼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율 규제 충분히 작동…법적 규제 안돼"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의장인 황성기 교수는 후보들의 게임사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공약에 대해 "확률 정보를 공개하는 문제에 대해 자율 규제가 나름 유의미하게 작동하고 있다"며 "후보들의 기본적인 공약이 법적 규제인데, 이는 잘못됐다"고 진단했다. 황 교수는 "현재의 높은 자율 규제 수준과 좀 더 낮은 수준의 정부 규제가 있다면, 낮은 수준의 규제만 준수하면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자율 규제는 법적 규제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다"고 강조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업계의 뜨거운 감자다.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비용을 지불하면 가치 있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어 게이머의 선호도가 높지만 과도한 과금을 요구하는 시스템 때문에 빈축을 샀다. 일부 게임사의 확률 조작 사태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후보들은 이 틈을 파고 들어 확률 공개를 법적으로 강제하겠다는 공약을 앞다투어 내놓았다. 황 교수는 확률 모니터링을 위해 방송사의 시청자위원회처럼 이용자위원회를 만들겠다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구상에도 공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방송산업은 공공재인 주파수를 이용한 공익산업이기 때문에 이를 위임·위탁한 방송사업자를 감시할 시청자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한 것"이라며 "반면 게임산업은 희소자원이나 공공재를 활용한 산업이 아닌 문화산업이자 부가가치산업이라는 본질에서 차이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갈라파고스 규제'(세계적인 흐름에서 벗어난 규제)가 K-게임의 날개를 꺾는 장애물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강태욱 변호사는 "국내 게임사들은 해외에서는 요구하지 않는 과잉 규제를 준수하다 글로벌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게임이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규제해야 할 산업이 아니라 하나의 정상적인 놀이문화이자 예술콘텐트 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한 (정부의) 인식 전환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대표적인 규제로 개인정보의 최소 수집을 요구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있는데도 청소년에 대한 본인인증을 반드시 요구하는 '청소년 본인 인증제'를 꼽았다. 하나의 게임에서 법 위반이 발견됐는데도 게임사의 전체 게임에 영업정지가 내려질 수 있는 제도 역시 게임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전봇대로 지목했다. 한국의 암울한 시장 환경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일명 돈 버는 게임인 P2E(플레이투언) 게임이 우리나라에 발을 들이지 못하는 이유라고도 했다. 강 변호사는 "수십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시장 규모에도 15년 전 '바다이야기' 사태의 유령이 여전히 국내 아케이드 산업의 발전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바다이야기는 일본 파친코 시스템을 기반으로 만든 오락기 이름으로, 도박 수준의 사행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게임 속 재화를 환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게임산업진흥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성장세 꺾인 게임…차기 정부 긍정·진흥에 초점 맞춰야" 게임산업을 바라보는 비판적 인식이 만연하고, 정부의 지원은 위축되면서 중소 개발사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황성익 회장은 "현재 중소 게임개발사는 5년 사업하면 5억원, 10년 사업을 하면 10억원의 빚을 지는 상황"이라며 "국내법의 역차별 요소와 종합적인 지원이 있을 때 글로벌 진출도 가능하다"고 힘줘 말했다. 후보들의 규제뿐인 게임 공약에는 중소 게임개발사의 지원책도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황 회장은 "현재 대기업과 중소 게임사의 인력·자본·역량의 양극화가 심각하다. 그러나 대선 후보들의 게임 공약에는 중소 게임개발사에 대한 지원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립영화 제작을 뒷받침하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인디 영화 제작사업'을 우수 벤치마킹 사례로 제시했다. 황 회장은 메타버스(확장 가상세계)와 P2E 게임 등 국내 기준이 모호해 시장 형성조차 되지 않은 새로운 영역은 지금이라도 당장 육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게임사가 어디까지 개발할 수 있는지 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게임산업진흥법은 게임의 새로운 시도를 사행성으로 몰고 간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현금화할 수 있는데 왜 게임 캐릭터를 현금화하면 도박으로 몰고 가나"고 일갈했다. 대형 개발사의 선전에 국내 게임산업은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것 같지만 최근 위기에 봉착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전 세계에 한류를 전파하고 있는 다른 콘텐트산업과 비교해 점차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박형준 교수는 "글로벌 앱마켓의 게임 상위 10위 안에 한국 콘텐트는 하나도 없다"며 "게임산업 수출은 증가율이 감소세로 전환하며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차기 정부에 긍정적 인식을 바탕으로 게임산업 전반을 바라보는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진흥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성익 회장은 "업계가 목소리를 내고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게임산업진흥원을 설립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황성기 교수는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 기존 틀에 끼워 넣고 규제를 상향평준화하려고 한다. (이와 반대로) 점차 완화하는 규제의 하향평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사업 임시허가·실증특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우수 사례로 들었다. 강태욱 변호사는 윤석열 후보가 공약한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 개선을 두고 "기준에 맞지 않으면 출시를 못 하도록 막는 게 아니라 좀 더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도와준다는 고민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형준 교수는 "차기 정부는 창의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진흥과 규제가 같이 갈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1.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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